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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은솔 메디블록 대표 “개인 맞춤형 의학의 첫걸음 될 것”

김세영 기자ksy1236@healthi.kr 입력 : 2018-11-16 14:52  | 수정 : 2018-11-16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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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솔 메디블록 대표는 개인이 스마트폰을 통해 사진을 찍고 관리하듯이 자신의 진료 및 건강정보를 자유롭게 관리하도록 하자는 취지에서 플랫폼과 앱을 개발하고 있다. 이를 통해 개인맞춤의료가 가능해지는 것이다.
사진=메디블록

 

[헬스앤라이프 김세영 기자] “2015~2017년 공중보건의 시절, 고우균 대표와 거의 매주 만나 비즈니스 모델링을 공부했다. 우리가 환자에게 이익이 되는 서비스 플랫폼을 만들면 세상의 많은 것들을 바꿀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기존 온라인 거래는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극복해 거래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품질과 평판을 보증하지 못해 중개자 역할이 점점 더 중요해졌고, 불필요한 비용이 발생했다. 이에 반해 블록체인 기술에 기반한 거래는 같은 비대면이지만, 품질과 평판도를 크게 높여 신뢰 기반의 디지털 사회를 구축할 수 있다고 업계는 설명한다. 블록체인을 통해 이력관리, 전문가 평가 등 자격증명을 수시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수수료 등 신뢰 비용을 대폭 절감하고 실물경제와 유사한 거래가 가능해진다.

 

메디블록(Medibloc)은 이러한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태어났다. 각 의료기관에 흩어져 있는 환자 의료기록을 블록체인에 통합해 스스로 관리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의대 출신인 이은솔(33·사진) 메디블록 대표는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해 현 의료정보 시스템의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다고 본다. 개인 의료정보를 원래 소유주는 개인에게 돌려주고, 개인을 중심으로 의료정보가 안전하게 유통되도록 하는 것이 우선 목표다. 궁극적으로는 개인, 의료공급자, 의료연구원 모두가 새로운 의료 경험을 누릴 수 있는 세상을 만들겠다 한다. 현재 의료계와 산업계 주목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이은솔 대표가 헬스앤라이프저널과 만났다. 
 

 

 

Q   메디블록은 어떤 회사인가? 현장의 요구나 필요성 등 설립배경은?

 

A   환자가 주체인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 설립한 플랫폼 회사다. 의료계 쪽에서는 데이터를 크게 두 가지 방식으로 관리하는데 의료기관끼리만 따로 모아 통합하는 것이 하나 있고, 다른 하나는 개인 차원에서 개인건강기록(PHR)을 모으는 것이다. 메디블록은 개인이 스스로 진료 정보를 관리하는 개념이다. 현재 개인이 의료정보를 모으고 이를 활용하는 플랫폼은 거의 없다. 주로 병원에서 의료정보가 생성되지만, 이는 병원에서만 관리될 뿐이다. 이를 바탕으로 개인이 다른 병원에서 활용한다든지 디지털 헬스케어 서비스를 받는다는지 등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Q   블록체인 기술의 핵심은 무엇인가?

 

A   정보보안 원칙 중 하나인 무결성(Integrity)에 기인해 블록체인을 활용했다. 병원이 환자의 데이터를 넘겨주는데 이 데이터가 병원에서 온 데이터와 같은 것인지 무결성을 통해 증명해야 한다. 병원이 환자에게 준 데이터나 환자가 또 다른 병원이나 제약사에게 넘겨준 데이터가 서로 다르면 안 되기 때문이다.

 

 

Q   의료정보는 방대할뿐더러 민감한 부분이 있어 정부가 관리해야 한다는 시각이 있다.

 

A   정부의 통합 시도는 계속 있었다. 그러나 결국 정부도 하나의 주체다. 개인 입장에서 보면 건강정보를 모두 정부가 관리하는 것도 위험한 측면이 있다. 예를 들어 싱가포르의 경우 국가 차원에서 이를 관리하려는 시도가 있었지만 지난 7월 환자들의 데이터를 모아둔 서버가 해킹당해 150만명의 정보가 유출됐다. 리셴룽 총리 등 정부 인사들의 정보도 포함됐다. 독재국가 또는 특정 시스템에서는 이러한 관리가 이론적으로 가능하지만, 현실적으로 장애가 많다. 구글이나 페이스북 등 ‘빅 브라더(big brother)’처럼 모든 데이터를 하나의 서버에 모으는 것은 어렵다는 판단이다. 개인과 상관없이 다른 목적으로 악용될 수도 있다. 요즘처럼 개인이 스마트폰을 통해 사진을 찍고 관리하듯이 진료 및 건강정보를 자유롭게 관리하게 만들자는 취지다.

 

 

이은솔 메디블록 대표는 "병원이 보수적일 것이라는 선입견이 있지만, 의외로 적극적인 곳이 많았다. 새로운 것에 대한 갈망이 크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사진=메디블록 

 

 

Q   서울과학고 동기인 고우균 공동대표와 어떻게 사업을 시작하게 됐나?

 

A   고등학교를 컴퓨터 프로그래밍 특기생으로 입학했다. 지난 2009년 한양의대 영상의학과를 졸업하고, 서울아산병원에서 인턴, 레지던트 과정을 수료하면서 석사를 마쳤다. 회사 운영과 함께 의공학 박사를 시작했지만 회사가 금방 바빠지면서 박사과정은 현재 잠시 중단한 상태다. 대학 시절 여러 게임 또는 프로그래밍 회사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거나 관련 연구에도 참여했다. 고우균 대표는 카이스트(KAIST) 전산과를 졸업하고 콜롬비아 대학에서 석사를 마친 뒤 삼성전자에 입사했다. 하지만 치의대에 다시 진학해 치과의사가 됐다.

 

둘 다 IT(정보통신기술) 배경을 가진 데다 의사, 병원 경험도 있었다. 다른 분야에서 IT가 얼마나 빠르게 발전하는지 잘 알고 있었고 동시에 의료 쪽에서는 그 기술이 얼마나 더딘지도 알았다. 2015~2017년 공중보건의 시절, 고 대표와 거의 매주 만나 비즈니스 모델링을 공부했다. 우리가 환자에게 이익이 되는 서비스 플랫폼을 만들면 세상의 많은 것들을 바꿀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당시는 블록체인이 유명하지도 않았던 시기다.

 

 

Q   시스템 설계를 직접한 것으로 아는데 회사에서 주로 맡은 역할은?

 

A   현재는 실질적인 프로그래밍을 하진 않는다. 하지만 개발자들과 충분히 커뮤니케이션하면서 회사 차원에서 코딩 알고리즘 대회에 간간이 나간다. 회사에 프로그래밍을 잘하는 분들이 많다. 프로그래밍을 하는 것보다 의료계와 회사를 연결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Q   회사의 플랫폼 운영은 현재 얼마나 진행됐나?

 

A   현재 시제품은 나오지 않았다. 로드맵상 내년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 1월부터 6월까지 서울대병원과 함께 병원과 환자간 데이터 이동과 진료 정보 등을 올릴 수 있는지 등 개념검증 작업을 완료했다. 동시에 메디블록의 블록체인 작업도 지난 8월 베타 버전을 냈다. 연동 가능한 기본 어플리케이션(APP 이하 앱)은 내부 사용자들을 대상으로 테스트를 하는 등 여러 병원들과 작업하고 있다. ‘약올림’은 메디블록 플랫폼 앱 중 하나인데 내년 출시 예정이다.

 

 

Q   시스템 보안문제, 의료정보 보호 및 남용, 공개 및 활용범위 등 민감한 사안에 대해 해결할 게 있지 않나?

 

A   데이터를 한 곳에 모으면 보안 문제에 대한 우려가 커진다. 한 사람의 데이터를 가지고 있는 것과 1만 명의 데이터를 가지고 있는 것은 보안수준이 달라야 한다. 1만 명이나 10만 명의 데이터를 모아놓은 시스템을 다루다 보니 보안 문제가 계속 강조되는데 한 사람이 자신의 데이터만을 가지고 있다면 지금의 스마트폰 보안 레벨 수준으로도 충분하다. 주식거래나 여타의 금융거래 등도 스스로 스마트폰을 잘 관리한다는 전제하에 무리 없이 이뤄지고 있는 것과 같다. 이처럼 어디다 데이터를 모으는 것이 아니라 환자가 직접 데이터를 받고, 환자가 원하는 곳에 직접 데이터를 보냄으로써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다. 대량의 해킹 위험 자체를 애초에 만들지 않게 설계한 것이다.

 

 

사진=메디블록

 

 

Q   모든 데이터를 블록체인으로 트랜잭션하는 것은 먼 일이라는 의견이 있다.

 

A   블록체인으로 의료정보를 다루는 것에 대해 여러 의견이 있다. 블록체인 전체에 의료데이터를 전부 올리는 개념이나 블록체인에 데이터를 암호화해 올리는 것을 주장하기도 한다. 그런가하면 한 번 기록되면 지워지지 않는 블록체인의 무결성 특성과 반대로 지울 수 있는 것을 만들자고 하기도 한다. 하지만 우리는 블록체인에 무결성 증명을 위한 최소한의 정보만 올리고 개인정보 등은 올리지 말아야 한다고 설명한다.

 

개인정보랑 관련된 것들은 영원히 남는다. 설사 암호화해서 올려도 이론적으로는 언젠가 풀릴 수 있다. 미래에 어떻게 될지 모르기 때문에 개인정보에 관련한 것은 아예 블록체인에 올려선 안 된다. 블록체인 자체가 태생적으로 효율적일 수 없고, 속도와 가격이 비쌀 수밖에 없다. 여러 프로그램이 합의해야 처리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블록체인이 다른 장점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보통 ‘속도는 독재가 민주주의보다 빠르다’는 말이 있다. 하지만 민주주의가 가진 다른 장점 때문에 독재가 아닌 민주주의를 택하는 것과 같다.

 

프라이버시나 속도문제가 있기 때문에 의료정보 외의 것은 기존처럼 PC, 클라우드, 스마트폰을 활용하면 될 것이다. 무결성 증명 정도만 블록체인을 활용한다면 용량도 별로 쓰지 않을뿐더러 굉장히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기존 시스템의 특징과 블록체인의 장점을 적절히 섞은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활용한다면 5~10년 후가 아니라 당장이라도 사용할 수 있다.

 

 

Q   의료정보를 개인에게 돌려준다는 취지가 있지만, 의사나 병원들은 역할 축소로 반대하지 않았나?

 

A   의대를 다니던 시절 이러한 사업을 하겠다고 한다면 아무도 신경 쓰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최근 사회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다. 의사와 환자 관계도 많이 바뀌어 수평적 관계가 강조될 뿐 아니라 환자 권위도 많이 올라왔다. 요즘 사람들은 당연히 자신의 데이터를 받을 수 있고, 병원끼리 공유되어야 하는데 오히려 안 돼있다는 사실에 더 놀란다. 이제는 병원에서도 어느 정도 의료정보를 제공해야 한다고 인식하고 있다. 그렇지만 의사가 주고 싶다고 해서 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줄 수 없는(또는 주기 힘든) 데이터가 분명히 존재한다.

 

별도로 정보를 전산시스템으로 줘야 하는데 표준으로 변환하는 문제가 있다. 또 그 표준에 맞춰 데이터를 전송하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하지만 아직 우리나라 병원에선 그러한 프로그램을 지원하지 못하고 있다. 의식이 개선되고 정부나 의사들이 동의해도 시스템이 못 따라가는 경우다. 미국, 호주 등 선진국들은 이미 환자가 자신의 정보를 전산 문서로 요구하면 다운로드를 받을 수 있다. 메디블록은 이러한 시스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플랫폼을 만들고 있다.

 

 

Q   현재 가장 역점을 두는 부분은 무엇인가? 사업 중 어려웠던 점은 있었나?

 

A   플랫폼을 만들고 이를 통해 여러 병원과 디지털 헬스케어 서비스가 하나로 연결되는지 등 현재 진행 중인 시범운영에 역점을 두고 있다. 이를 위해 관계 병원이 많아지는 것이 핵심인데 지원하는 병원을 늘려감과 동시에 의술이 있어도 시스템 능력이 없는 병원을 지원하는 것까지 포함하고 있다. 병원이 보수적이라 어려울 것이라는 선입견이 있지만, 의외로 적극적인 곳이 많았다. 새로운 것에 대한 갈망이 크다는 느낌을 받았다. 하지만 병원은 의술, 의학을 하는 곳이다. 회사가 아니다 보니 원하는 시스템을 갖추려면 IT회사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그러나 이쪽에 병원이 많은 돈을 투자할만한 여력이 있진 않다. 이익도 크지 않다. 노력에 비해 돈이 안 된다. 환자에겐 큰 도움이 되지만, 병원은 마케팅 등 간접적인 효과만 있을 뿐이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시스템 개선 작업이 쉬운 일만은 아니었다.

 

 

Q   정부 지원이 이뤄지는 부분이 있는가?

 

A   서울성모병원이나 분당서울대병원과 함께 국가과제를 수행하고 있다. 분당서울대병원과는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의료데이터가 공유가 가능한지를 연구하고 있고, 서울성모병원과는 데이터센터 구축과 관련한 과제를 수행 중이다. 이를 통해 지원금을 일부 받긴 하지만 대체로 개인 투자를 통해 이뤄지는 사업이다.

 

 

Q   최근 개인 맞춤의학이 주목받고 있다. 지금까지 내용을 보면 메디블록 시스템이 일조할 수 있을 것이라 보여지는데. 

 

A   맞춤의학은 환자가 병원에서 얻은 진료 정보와 라이프로그(개인 일상을 인터넷 또는 스마트기기로 기록하는 것), 유전체 정보 등을 더해 개인에게 맞는 의료를 제공하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이러한 시스템에 최적화된 플랫폼은 없었다. 개인의 스마트폰에 이러한 정보들을 모은다면 이를 바탕으로 진정한 의미의 맞춤의학이 실현될 수 있을 것이다. 메디블록이 맞춤형 의학의 첫걸음이 되는 것이다.

 

 

Q   향후 어떠한 비전과 계획이 있나?

 

A   당장은 내년 초 플랫폼과 앱 출시를 위한 로드맵을 위해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궁극적으로는 환자 스스로가 외국에 나가든 우리나라에 있든, 혹은 외국 사람이 우리나라에 오든 간에 자신의 의료정보를 스마트폰을 통해 관리하는 시대가 5~10년 내 도래할 것이라고 본다. 관련한 플랫폼을 사용할 때 메디블록을 항상 떠올리게 하는 것이 가장 큰 목표다.

 


ksy1236@healthi.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