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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에게듣는다] 김홍배 교수, '대기오염' 모든 암 사망위험 증가 세계 최초 규명

“술·흡연 만큼이나 위험한 대기오염의 경고 무시해선 안돼”

윤혜진 기자yhj@healthi.kr 입력 : 2019-01-09 00:00  | 수정 : 2019-01-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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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배 한양대학교 명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세계 최초로 대기오염이 모든 암 사망율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국제환경·공중보건연구(International Journal of Environmental Research and Public Health)> 지난 12월호에 게재했다.  / 사진=헬스앤라이프

 

 

[헬스앤라이프 윤혜진 기자] 대기오염의 위험성에 대한 경고가 이어지고 있다. 심장마비나 폐암, 기타 호흡기 질환으로 인한 사망자의 3분의 1 가량은 대기오염 때문이라는 조사 결과도 있다. 테드 로스 아드하놈(Tedros Adhanom Ghebreyesus) WHO 사무총장은 “부와 관계없이 그 누구도 대기오염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라고 강력히 경고했다. WHO에 따르면 실제로 매년 대기오염으로 인해 전 세계에서 300만 명이 목숨을 잃는다. 사망자 수 측정의 불확실성을 고려하면 최대 600만명까지로 내다보고 있다. 이는 전 세계 매년 사망자 5500만명의 5%에 달하는 수치이다. 최근 대기오염이 모든 암 사망 위험을 높인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대기오염과 전체 암에 대한 사망률을 밝혀낸 건 이번 연구가 최초다. 미세먼지의 유해성에 대한 경종을 울리는 이번 연구 결과에 대해 김홍배 한양대학교 명지병원 교수는 “대기오염이 술이나 흡연에 준할 만큼 암 사망률을 높이는 위험요인”이라며 “경고를 무시해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연구요약>
 

김홍배 한양대학교 명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대기오염에 오래 노출되면 모든 종류의 암 사망위험이 커진다는 사실을 최초로 규명했다. 현재 세계 보건 기구에서는 대기오염 물질을 1급 발암 물질로 규정하고 있는데, 이전에는 초미세먼지가 10μg/㎥ 증가할수록 폐암의 발생과 사망이 9% 증가한다는 메타분석 연구 결과만 있었을 뿐 다른 장기의 암에 대해서는 없었다. 김 교수가 진행한 이번 연구는 1999~2017년 수행된 대기 오염과 암으로 인한 사망 위험도에 대한 30편의 연구를 종합해 분석하는 방법으로 진행됐다. 조사 대상자는 약 3600만 명으로, 이들의 평균 나이는 57.3살이며 미국·네덜란드·중국 등 14개 국가의 연구결과가 포함됐다. 분석 결과 입자의 지름이 2.5μm 이하인 초미세먼지, 10μm 이하인 미세먼지, 이산화질소가 10μg/㎥씩 증가할 때마다 모든 종류의 암으로 인한 사망 확률이 각각 17%, 9%, 6%씩 상승했다. 또한 대기 오염 평균 농도, 암의 진행 단계, 포함된 논문의 방법적 질 수준, 조사 대상자의 흡연 상태 등으로 나눠 분석한 세부 연구에서도 장기간의 대기 오염 노출에 따른 암 사망 위험도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기 오염 노출은 말기 암으로 인한 사망률 증가는 물론 조기암 사망률을 크게 높인다는 것을 확인했다. 해당 연구는 'Long-Term Exposure to Air Pollutants and Cancer Mortality: A Meta-Analysis of Cohort Studies'라는 제목으로 국제학술지 < International Journal of Environmental Research and Public Health >에 최근 게재됐다.

 

 

 

“초미세먼지 원인 국내 사망자 연간 1만4000명... 위험 기준 강화해야”

 

 

 

Q   미세먼지가 모든 종류의 암 사망 확률을 높인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 연구를 시작하게 된 배경이 궁금하다.

 

 대기 오염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또한 대기오염의 영향인지 비염이나 감기가 호전되지 않는다는 환자들의 푸념을 부쩍 자주 듣는다. 이에 자료를 찾아보니, 감염성 질환뿐만 아니라 비감염성 질환인 심근경색, 치매, 당뇨병의 발병 위험이 대기 오염으로 인해 증가하며 우리나라를 포함한 동아시아 지역에서는 대기 오염이 뇌졸중을 유발하는 5대 원인 중 하나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2015년에는 전세계에서 420만 명이 초미세먼지로 인해 사망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으니 상당히 높은 수치임에 틀림없다.

 

 

Q   연구 결과가 갖는 의미를 설명해달라.

 

 통계청 발표 자료에 따르면 2017년 우리나라 인구 10만명 당 암 사망자가 160명이었다. 총 인구수를 5000만명으로 가정하면 한 해 약 8만 명이 암으로 사망하는 셈이다. 이번 연구결과에 비춰보면 초미세먼지는 10μg/ 증가할 때마다 1년에 약 1만4000여명이 암으로 추가 사망한다고 추정할 수 있다. 또한 WHO 기준치보다 낮은 경우에도 20%의 암 사망률 상승을 야기하는 것이 확인됐다. 대기오염 정도를 최대한 낮추는 방향으로 가야한다는 의미다.

 

 

"초미세먼지는 10μg/㎥ 증가할 때마다 1년에 약 1만4000여명이 암으로 추가 사망한다"
사진=헬스앤라이프

 

 

Q   대기오염이 암을 유발하는 원리는.

 

 입자가 작은 초미세먼지의 경우 일차적으로 기도로 흡입된 후 혈관을 타고 내부 장기 곳곳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 사실 미세먼지의 경우도 초미세먼지의 성분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폐암 사망 뿐만 아니라 췌장암, 후두암 같은 다른 장기의 암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이다. 대기 오염이 암 사망 위험을 증가시키는 원리는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첫째, 산화 스트레스 증가에 의해서 세포 내 유전자가 손상을 입을 수 있다. 둘째, 대기 오염원이 촉발시키는 염증 반응에 의해서 암이 발생하는 것으로도 생각할 수 있다. 이 두 가지는 사회에 만연하고 있는 비감염성 질환, 즉 심혈관 질환, 암, 치매, 심지어 우울증 등을 서로 엮어 주는 공통 원리라고 할 수 있는데, 대기 오염 또한 같은 원리로 암 사망 위험을 증가시켰다고 볼 수 있다.

 

 

Q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 입자 크기의 차이인데, 영향을 주는 암 종류가 다르다.

 

 연구 결과, 초미세먼지는 폐암 외에 간암, 대장암, 신장암, 방광암의 사망 위험을 증가시켰고, 미세먼지는 폐암 외에 췌장암, 후두암의 사망 위험을 증가시켰다. 아무래도 초미세먼지는 입자 크기가 더 작기 때문에 장기 깊숙이 침투해 암 사망률을 미세먼지보다 더 높였다고 볼 수 있고, 영향을 주는 암 종류가 달라질 수 있다. 먼지 내 성분 차이도 중요할 수 있는데 초미세먼지에는 황산염·질산염·암모니아 등의 이온 성분과 금속화합물, 탄소화합물 등의 유해물질이 섞여 있으며, 미세먼지에는 초미세먼지에 포함된 성분 이외에 생물학적인 자원과 무기물 성분이 초미세먼지에 비해 다량 포함됐다고 알려졌다. 초미세먼지에는 유전자 돌연변이를 유발하는 물질이 더 많이 포함돼 성분의 차이에 의해서도 영향을 주는 암 종류가 달라질 수 있는 것으로 추측된다.

 

 

Q   대기 오염 노출이 말기 암보다 조기암에서 사망률을 오히려 더 높였다는 결과가 나왔다.

 

 암 단계별로 대기 오염이 미치는 영향들을 분석한 논문들도 이에 대한 명확한 이유를 제시하지는 못 하고 있다. 하지만 추측컨대 발암 물질 이외에 감염이나 출혈, 호흡 부전 등의 이유로 조기암 단계에서 사망할 위험을 대기 오염이 실제로 높였거나, 조기암에서 말기암으로의 진행을 촉진했을 가능성도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조기암에서 방사선 치료나 전신 항암 치료를 받는 경우가 많은데 이러한 치료를 받은 사람과 암 사망 위험도 사이에 대기 오염이 개입하지 않았나 하는 의견도 있다.

 

 

Q   연구를 진행하면서 어려웠던 점이 있었다면.

 

A    수 편의 메타 분석을 진행했다. 이렇게 많은 논문들을 읽은 적은 처음이다. 물론 100편에 달하는 논문을 포함한 메타 분석도 있지만, 30편에 달하는 논문을 최종적으로 추려내고 분석해내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다. 특히 대기 오염에 대한 연구는 공기 오염원의 노출 단위가 서로 다른 경우가 많아서 통계적으로 일일이 단위를 맞추는 데에, 시간을 많이 할애해야 했다.

 

 

Q    대기오염 개선 대책이 중요한 시점인 것 같다.

 

  그렇다. 이번 연구로 대기오염이 여러 종류의 암 사망률에 끼치는 영향이 어느 정도 밝혀졌으므로, 대기오염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대국민 홍보가 이뤄질 필요가 있다. 미세먼지 위험 기준 강화도 필요하다. 현재 우리나라 초미세먼지 위험 기준이 지난해 초 강화돼 하루 평균 15μg/㎥ 초과인데 WHO 기준인 10μg/㎥ 이하로 낮춰야 한다. 대기 오염의 근본 원인에 대한 파악도 중요하다. 종합적으로 원인을 검증한 후 이에 맞춰 대외적인 공조 관계를 하루 빨리 강화하고, 국내 환경이나 교통수단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 나가야 한다.

 

 

Q   대기오염과 관련해 추가로 진행하거나 계획 중인 연구는.

 

 대기오염 연구를 통해서 마스크 착용, 코 세척, 실내 공기 청정기 사용 등이 암을 포함한 만성 질환에 얼마나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본 후, 그 정도에 맞게 공중보건학, 환경의학적 개선책을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 이에 대기오염에 대처하는 개인적인 방법들 즉, 마스크 착용이나 공기 청정기 사용 등이 실제로 여러 질환을 예방해 줄 수 있는지를 국내 자료를 통해 연구할 계획이다.

 

 

Q   의사 또 의학자로서 앞으로 목표가 있다면.

 

 한 사람을 치료하는 건 소의이고, 많은 사람을 치료하는 사람을 중의, 국가적으로 (질환·질병을)예방할 수 있는 의사를 대의라고 했다. 환자 한 분 한 분 병원에 오실 때마다 진료하고 질환을 관리하는 의사도 꼭 필요하지만, 국가적 차원에서 국민 건강증진이나 만성질환 예방 등에 초점을 맞춘 대의가 되고 싶다. 병의 치료보다는 예방에 보다 초첨을 맞춘 가정의학과를 택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국가적 차원에서 국민 건강증진이나 만성질환 예방 등에 초점을 맞춘 대의가 되고 싶다."
사진=헬스앤라이프 

 

yje00@healthi.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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