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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대표의학회(19)대한혈액학회] 조빈 이사장 “아시아 허브학회로 도약할 것”

정연주 기자 입력 : 2019-03-27 03:18  | 수정 : 2019-03-27 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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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헬스앤라이프 

 

[헬스앤라이프 정연주 기자] 지난 14~16일 ‘제2회 iCKSH 2019’가 서울 그랜드워커힐 호텔에서 개최했다. 대한혈액학회 국제학술대회인 이 행사는 기조강연, 심포지엄, 사례연구, 포스터발표, 전시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해외 의료진·의학자와 지식과 정보를 적극적으로 공유하고 협력할 수 있는 자리로 성료했다. 조빈 대한혈액학회 이사장은 아시아를 대표하는 혈액학회가 없는 상황에서 우리가 이 역할에 도전하겠단 의지를 보였다. 조빈 이사장에게 아시아허브학회로서의 가능성과 향후 발전방향에 대해 물었다.     

 

 

Q   최근 대한혈액학회 이사장으로 선임됐다. 임기 동안 계획은.

 

“대한혈액학회를 국제적 위상을 갖춘 학회로 만드는 것이다. 미국혈액학회(ASH)는 전 세계를 대표하고 유럽혈액학회(EHA)는 유럽을 대표한다. 아시아를 대표하는 혈액학회는 현재 없다. 원래는 일본이 아시아 대표 혈액학회로의 도약을 시도했으나 실패했고 중국은 아직 혈액학회를 대표할 수준이 안 된다. 임기 기간 동안 대한혈액학회가 아시아를 대표하는 아시아 허브학회로 거듭나는 것이 목표다.”

 

 

Q   일본이 아시아 대표 혈액학회 도전에 실패한 이유는 무엇인가.

 

“일본은 아시아인들과 같이 연구하고 발표를 하는 등 아시아 대표 혈액학회가 되고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문제는 일본의 의학교육은 영어로 시작하지 않는 것이다. 일본혈액학회(JSH)를 국제학회로 개척해도 80~90%는 일본어로, 10~20%만 영어로 진행해 외국인들이 참석해도 함께 연구하거나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학회가 될 수 없다. 대한혈액학회는 작년부터 국제화되면서 학회 공식 언어는 영어로 지정했다. 영어를 잘하든 못하든 연제발표, 토의 등 모든 진행을 영어로 시도하고 있다.”

 


Q   대한혈액학회는 사회적으로 어떤 기능을 해야 한다고 보는가.

 

“학회는 학문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교류하고 연구하는 집단이다. 학회는 회원들과 연구 교류가 첫 목적이다. 혈액학 연구 교류를 통해 학술적인 수준을 높여 좋은 (연구)결과물을 만들면 혈액학은 자연스럽게 발전하게 된다. 학문적으로 최고 수준까지 끌어올리면 질병을 치료하는 데 기여하는 것이다.”

 

 

Q   혈액관련 학회들이 많다. 대한혈액학회가 그 가운데 어떤 역할을 하고 있나.

 

“대한혈액학회는 우리나라 혈액학 연구 전체를 통합하는 학회다. 모학회는 아니지만 모학회의 역할을 한다. 대한혈액학회는 혈액종양학을 전공하는 내과, 소아청소년과, 진단검사의학 세 가지 과교수들이 통합된 혈액학연구단체를 만들자는 취지에서 출발했다. 수혈학회, 혈전지혈학회, 혈액종양학회, 혈액진단검사의학회가 따로 생겼고 이 전체를 통합하는 역할을 한다. 그렇다고 해서 세부학회들을 통제하는 권한이나 역할이 있는 건 아니다. 수평적인 협력 관계를 끌어가는 것이다.”

 


Q   대한혈액학회가 올해로 창립 61주년을 맞았다. 학술적 성과는 어떤가.

 

“초창기에는 학술적인 연구, 업적이 국내에만 머물렀다. 창립 60년 가까이 되면서 국제 연구가 활발해지기 시작했다. 가장 대표적인 건 유럽혈액학회(EHA), 일본혈액학회(JSH), 중국 내 관련 연구자들과 ‘조인트 심포지엄’을 시작으로 최근 국제 협력 심포지엄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iCKSH 2018을 개최했다. 2회 대회인 iCKSH 2019를 지난 3월 14~16일 서울 그랜드워커힐 호텔에서 열었다. 세계학술대회가 아니라 대한혈액학회의 국제학술대회임을 감안하면 대단히 크게 성장하고 있다. 참여등록 국가는 40개국이며 1000명 이상이 대회에 참가했다. 연제 발표는 대한혈액학회가 선정하는데 25개국에서 300편의 연제가 발표됐다. 우리나라(의학자들의 발표)는 123편 밖에 안 된다. 발표의 60% 이상은 외국 연제로 진정한 의미의 국제 학술대회가 됐다.”
 

 

Q   iCKSH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달라.

 

“아시아의 허브학회가 중요한 이유는 결국 의학 발전도 자본이기 때문이다. 연구비가 필요하고 현재의 과학기술은 리소스(resource)가 없으면 발전할 수 없다. 3월에 개최한 iCKSH가 아시아 혈액 전문가들이 전부 참가하는 학회로 다국적 제약회사들도 우리 학회에 참가했다. 제약회사들이 자사 제품의 광고도 중요하지만 연구를 주도한 의학자들의 발표를 통해 연구결과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 수 있어 그들에게도 중요한 자리다. 현장에서는 제약사와 의학자들 간의 그룹 미팅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기 마련이다. 인적 교류만이 아니고 자원이 모일 수 있는 허브가 되는 것이다. 중국은 우리보다 수준이 크게 떨어져도 시장이 워낙 방대하기 때문에 방심하면 다국적 제약사들은 중국으로 넘어가고 만다. 시장 크기의 차이를 극복하기 위해 중국보다 앞서 월등히 잘하는 무언가를 만들어야한다. 미국혈액학회(ASH)가 열리는 기간 중 혈액학자, 기초연구학, 제약사 등 참석하는 사람들은 10만명에 이른다. iCKSH 기간에 대략 1만명 만이라도 참석한다면 그로 인해 창출되는 경제 효과는 엄청날 것이다.”

 

조빈 대한혈액학회 이사장 
사진=헬스앤라이프 

 

Q   혈액질환을 사전에 예방할 방법이 있나.

 

“일반 혈액질환 중 영양결핍에 의한 빈혈 등 영양 상태와 관련된 혈액질환은 영양 섭취를 골고루 한다면 예방과 치료가 가능하다. 그 외에는 구체적으로 원인을 잘 알지 못하는 혈액질환들이 대부분이다. 난치성 혈액질환을 일찍 진단할 수 있는 방법, 효율적으로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현재까진 없다. 사실상 정기적인 건강검진이 유일한 답이다.”

 

 

Q   혈액질환 환자들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나.

 

“근본적으로 질환을 정복하는 것이 혈액질환 환자 또는 미래 환자들을 위한 최선이다. 인터넷에는 정체불명의 글이나 보호자가 작성한 글, 의사들이 쓴 글이 넘쳐난다. 의사들이 쓴 글 중에서도 10~20년 전 오래된 글들이 많은데 최신 정보처럼 아직도 돌아다니는 것을 보곤 한다. 현재 시점에서 보면 그것은 가짜 정보가 되는 것이다. 거짓 정보로부터 환자들을 보호하고 실제 정확한 정보를 보다 쉽게 전달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대한혈액학회 홈페이지에는 혈액질환 자체를 환자나 보호자를 위해 알기 쉽게 설명해 게재했다. 누구나 다운로드받아 볼 수 있고 새로운 치료법이나 약제가 나오면 매번 개정 작업을 하고 있다. 혈액질환자들을 위한 교육용 소책자를 만들어 각 병원마다 무료로 배부도 하고 있다.”

 

 

Q   혈액 수급 안정화를 위한 방법은 무엇인가.

 

“혈액 수급은 대부분 군인들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다. 국가도 혈액 수급에 있어 모든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국민의 인식이다. 헌혈을 해야 된다는 인식이 그다지 높지 않다. 특히 중장년층들은 헌혈에 대한 거부감이 많다. 국민이 사회구성원으로 헌혈이 당연한 의무라는 인식이 보다 강화되려면 앞으로 한 세대는 더 지나야 할 것이다. 헌혈에 대한 조기 교육과 경제적 보상이 아닌 사회적 보상이 있어야 한다.”

 

 

Q 혈액학 발전을 위해 정책적으로 필요한 부분이 있나.

 

“희귀 난치성 혈액질환 분야에 대한 국가 연구비가 매우 미미한 수준에 그치고 있다. 난치성 혈액질환은 대부분 앞에 ‘희귀’라는 단어가 붙는다. 희귀 질환은 치료는 어렵지만 발생빈도가 적어 의료보험 재정 투입이나 연구비 집중 투자의 우선순위에서 제외된다. 예를 들어 성인 백혈병은 대부분 사망하지만 발생 빈도는 낮다. 위암의 경우 발병률이 높고 조기 위암이나 1기, 2기는 국소 절제 혹은 수술을 통해 완치가 가능하다. 국가 입장에선 위암에 연구비나 의료보험 재정을 투입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나 보건복지부 연구비 신청 카테고리에는 대분류, 중분류, 소분류가 있다. 연구비를 신청하려 해도 혈액학 관련 카테고리는 명확하게 분류돼 있지도 않다. 줄기세포라는 개념이 나오고 세포치료, 유전자치료라는 개념을 만들어낸 건 혈액학자, 면역학자들이다. 기초의학분야에 대해 투자를 해야 다른 질환에 대한 연구가 탄력을 받아 발전하는데 유독 우리나라는 혈액학에 대한 연구에 인색하다. 대한혈액학회는 정부 차원에서 보다 연구투자를 확대할 수 있도록 정책적 참여를 확대하고 대외협력에도 노력할 방침이다.”


jyj@healthi.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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