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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인터뷰] 편욱범 이대서울병원 초대 병원장 “단 한 명의 환자 위해 모든 인력 집중하는 시스템 만들 것”

송보미 기자bmb@haelthi.kr 입력 : 2019-04-15 10:06  | 수정 : 2019-04-15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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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욱범 서울이대목동병원 초대병원장은 의료의 본질에 집중하는 의료기관의 핵심 가치를 강조했다.
사진=헬스앤라이프

 

[헬스앤라이프 송보미 기자] ‘이화(梨花)’의 꽃말은 온화한 애정, 그리고 위로와 위안이다. 이화의료원의 야심작 이대서울병원은 온화한 애정을 바탕으로 환자들을 치유한다는 의미를 품었다. 국내 대학병원 최초 기준 병실 3인실, 전체 중환자실 1인실 등의 새로운 병실 구조와 첨단 시설을 갖춘 스마트 병원의 모델로서 감염관리에 취약한 국내 병원 진료 시스템은 물론 의료 문화 자체를 바꾸는 데 주력하고 있다. 지하 6층·지상 10층의 1014병상 규모로 마련된 대형병원이지만 환자의 치료를 위한 병원의 본질적 역할에 집중한다. 1887년 세워진 여성 최초의 병원 ‘보구녀관’의 이름은 여성을 보호하고 구하라는 의미로 고종황제가 하사했다. 실제 보구녀관은 그 이름처럼 질병과 인습에 고통받던 많은 여성들을 보호하고 구했으며 이화의료원은 ‘건강한 변화의 시작’이라는 슬로건과 함께 130년 전부터 지금까지 여성을 넘어 사회적 약자를 포용하며 그 정신을 계승하고 있다. 지난 2월 7일 이대서울병원이 서울 강서구 유일의 종합상급병원으로 문을 열었다. 그리고 보구녀관도 병원 옆에 복원됐다. 이대서울병원 초대 병원장으로 임명된 편욱범 병원장은 여전히 환자를 보고 당직도 선다. 그는 “기본에 집중하며 단 한명의 환자를 위해 병원 전체 인력이 집중하는 시스템을 만들 것”이라며 포부를 밝혔다.

 

 

“이대서울병원은 ‘이화’의 편안함과 따뜻함에
‘서울’의 역동적 변화의 이미지,
‘병원’의 기본에 충실한 진료 전문성을 담았다.

 

 

본질의 집중에서 시작

 

이대서울병원은 가장 최근 완공된 서울권 종합상급병원이다. 들어서는 순간 편안함을 느끼는 쾌적한 시설과 최첨단 ICT 인프라와 설비 등 최고의 하드웨어를 자랑한다. 의료진의 우수한 역량이라는 소프트웨어는 이와 결합해 ‘최고의 시설+최고의 진료’를 지향한다. 편욱범 병원장은 “환자들이 느끼는 시설에 대한 만족도는 5분을 넘기지 않는다. 구경 온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아픈 몸이 하루 빨리 낫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을 알아주고 이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본질에 집중한다는 신념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Q  이대서울병원의 특화 진료과목은.

 

A  진료과정은 병원의 기본이다. 시설 만큼 의료진의 역량도 높다고 생각해주면 좋겠다. 이대서울병원은 이대목동병원과 양병원 협력체제로 운영된다. 목동병원은 여성암, 출산과 폐경 등 여성의 생애주기에서 겪을 수 있는 모든 문제를 특화하고, 서울병원은 암, 심장, 뇌혈관질환, 장기이식 등 고난이도 중증질환에 집중한다. 모든 과정은 당연히 협력을 통해 이루어진다.

 

Q  현재 병원에 24시간 전문의가 대기하고 있다.
 

전공의(레지던트)가 아닌 전문의와 대학교수들이 당직을 서고 있다. 사실 나도 어제 당직을 섰다. 환자들이 늦은 시간 병원을 방문해도 수십년의 임상 경험이 있는 대학교수가 24시간 대기하고 있어 바로 판단하고 결정한다. 전공의법 등으로 인해 상황적 제한이 있기도 하지만 이것은 국내 문제가 아니라 외국은 이미 변화하고 있는 현실이다. 우리 병원은 이것을 진료 문화의 변화로 받아들이고, 잘 해내서 성공사례로 보여주고 싶다.

 


Q  국내 굵직한 종합상급병원들은 대학브랜드와 함께 인식된다.
 

A   국내에서 최고의 대학이 만든 병원이 반드시 최고의 병원이라고 할 수 있을까. 의료는 그렇지 않다. 아산병원과 삼성병원 등 기업이 운영하는 병원도 실력이 출중하다. 이화여자대학교도 국내 유수의 대학인 것은 분명하다. 우리 병원은 이화가 갖고 있는 수 많은 최초와 최고의 위상에 걸맞은 병원이 되고자 한다. 물론 병원의 우수함으로 대학의 가치까지 함께 끌어올린다면 바랄 것이 없다.

 


Q   이대서울병원만의 브랜드 이미지는 무엇인가.
 

 이화의료원의 슬로건이 ‘건강한 변화의 시작’이다. 환자와 직원, 더 나아가 사회를 건강하게 변화시키고자 하는 의료원의 소명과 미래상을 담았다. 사실 건강한 변화는 이미 130년 전 부터 시작됐다. 이화학당 설립자인 메리 스크랜튼 선교사가 당시 근대 의료시술을 받지 못하던 한국 여성을 위해 1887년 설립한 보구녀관은 한국 최초의 여성병원이자 이화의료원의 전신이다. 우리는 이를 계승하며 우리가 어떻게 시작됐는지를 되새겨야 한다고 생각한다. 특히 이대서울병원은 ‘따뜻한 어머니의 이미지’를 함께 추구한다. 환자가 잘 치료되고 또 편안하게 치유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겼다. 병원명에도 ‘이화’의 편안함과 따뜻함에 ‘서울’이 갖고 있는 역동적 변화의 이미지 그리고 ‘병원’의 기본적 기능에 충실한 최고 수준의 진료 전문성을 담았다.

 

"단 한 명의 환자를 위해 전체 직원이 조화롭게 움직일 수 있게 하는 것이 내 역할이다"
사진=헬스앤라이프 

 

 

전체를 위해 맨 뒤에 선다
 

환자가 병원장을 직접 만나기는 결코 쉽지 않다. 그러다 보니 소위 병원장 하면 의학드라마에 나오는 권위적인 이미지로 각인되기 쉽다. 편욱범 병원장은 “나는 드라마속 병원장 이미지에 상당히 거부감을 갖는 편이다. 앞에서 나를 따르라고 하기보다 뒤에서 밀어주는 병원장이 되고자 한다”면서 “단 한 명의 환자를 위해 전체 직원이 조화롭게 움직일 수 있게 하는 것이 내 역할”이라고 말했다.
 

 

Q   초대 병원장으로서 어떤 마음가짐인지 궁금하다.
 

 처음 병원장이 됐을 때 생각을 되짚어 봤다. 이대서울병원이 수십개의 병원 중 하나가 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했다. 평소 내 원칙이 기본에 충실하고 어려울수록 처음으로 돌아가 발상의 전환을 하는 것이다. 그래서 ‘병원은 무엇인가’에 대해 생각을 거듭했다. 병원은 몸과 마음에 손상을 입은 사람들이 와서 편안함을 얻고 치유되어 자신의 삶으로 돌아가는 곳이다. 이 일련의 과정을 잘 해내려면 사무직원부터 의료인까지 전체 직원들의 조화가 중요하다. 서로 이해 관계가 있는 것이 당연하지만, 이것 역시 조화롭게 만들어내야 하는 것이 병원장의 역할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초대병원장인 만큼 우리 병원에 오는 모든 환자 분들이 좋은 경험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고 싶다. 잘 만든 시스템은 계속 이어지지 않겠는가. 중장기적 발전을 위한 기본 뿌리를 튼튼하게 하려고 한다.

 

 

Q   병원장으로서의 리더십에 대해 듣고 싶다.

 

 나 혼자 앞에 서서 모든 직원에게 ‘나를 따르라’는 식으로 해야 했다면 나는 이 자리를 고사했을 것이다. 나는 뒤에서 밀어주는 사람이다. 참 감사하고 다행스럽게도 나를 도와주는 부원장님, 여러 부장 및 과장, 모든 직원들이 함께 해주고 있다. 어떻게 보면 병원장이 병원장으로서 할 일이 없게 만드는 것이다. 모든 사람이 병원장인 것처럼 소통하며 공감을 이끌어내고 자발적으로 행동하게 하는 것이 내가 해야 할 일이다.

 


Q   지금도 환자를 진료한다. 기억에 남는 일화 하나만 소개해달라.

 

 30여년간 순환기 내과 의사로 정말 수 많은 환자를 만났다. 내가 젊은 의사일 때 나를 만나 내가 병원을 옮겨도 20여년간 계속 나를 찾아오시는 분들도 있다. 사실 젊은 시절에는 응급 상황에서 환자를 살려내면 내가 대단한 일을 한 줄로 알았다. 그 분들은 나를 생명의 은인이라고 생각해 주시지만, 의사는 생명을 좌우하는 사람이 아니고 하늘에서 정한 생명을 계속 잘 사시게끔 보조하고 또 도와드리는 조력자 역할이다. 병원에는 인생이 담겼다. 사람은 생각보다 강하기도 하고 또 약하기도 하다. 그저 하늘의 뜻을 거역하지 않고 조력하는 역할을 최선을 다해 충실히 해내고 싶다.

 


bmb@healthi.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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