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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의약품 부작용 피해, 개인적 불행인가 사회적 문제인가

박성민 HnL법률사무소 변호사 “사실상 보상 어려워... 환자 기저 질환 등 개인 차등지급 적용근거나 비율 설정기준 필요”

김세영 기자ksy1236@healthi.kr 입력 : 2019-06-14 18:04  | 수정 : 2019-06-14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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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민 HnL법률사무소 변호사(사진 왼쪽)와 최문진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 과장이 한국보건사회약료경영학회 전기학술대회에 주제발표자로 참석했다. 사진=헬스앤라이프

 

[헬스앤라이프 김세영 기자] “의약품 부작용 피해를 입으면 현실적으로 손해배상을 받기 어렵다. 개인적 불행인지 사회 문제로 볼 건인지 판단해야 하는 어려운 문제다.”

 

2019년도 한국보건사회약료경영학회 전기학술대회가 14일 서울대학교 약학관 신풍홀에서 열렸다. 이날 ‘의약품 부작용 피해구제 제도 도입 6년차, 그 성과와 의의’를 주제로 학술대회 첫 번째 세션이 진행됐다.

 

의약품 부작용 피해구제 제도란 누구에게나 의약품으로 발생할지 모르는 심각한 피해에 대해 불필요한 사회 갈등을 줄이고, 경제적·심리적 비용을 최소화하는 제도다. 2012년 3월 감기약 복용 후 스티븐존슨증후군 발병환자의 행정입법부작위 위헌 헌법소송이 제기되면서 제도 도입의 필요성이 공론화됐다. 2014년 12월 의약품부작용피해구제에 관한 규정(대통령령)이 제정되면서 본격적으로 시행됐다. 해당 제도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주관하고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이 운영한다.

 

박성민 HnL법률사무소 변호사는 이날 ‘부작용피해구제제도의 법률적 쟁점 및 고찰’을 주제로 발표했다. 그는 부작용 피해보상의 어려움을 우선 강조했다. 부작용 피해보상이 제도가 있다고 해서 보상받는 게 수월하다고 생각해선 안된다는 것이다. 박성민 변호사는 “적잖은 분들이 의약품 부작용 피해를 입으면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실제 소송 사례를 보면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의사나 약사, 제약회사의 귀책사유가 없고, 의약품이 적정하게 사용됐는데도 발생한 부작용이라면 고스란히 피해자가 부담해야 하기 때문이다.

 

박성민 변호사는 “부작용 피해는 피해자가 부담해야 할 개인적 불행으로 볼 것인지 우리 사회가 함께 부담해야 할 사회적 문제로 볼 건인지에 대한 판단의 문제”라고 정의했다. 본질적으로는 내재된 의약품의 부작용 위험을 전제로 하기 때문이다. 박 변호사는 “어떤 의약품이 0.01% 확률로 부작용이 있다면 해당 제약회사는 허가 시 ‘1000만명 중 1000명이 부작용을 겪지만, 해당 의약품을 제조·판매하게 허락해 달라’는 뜻을 함의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허가가 났다면 그 정도의 부작용은 허용됐다는 이야기가 된다.

 

피해구제 보상 종류에는 사망일시보상금(약 1억470만원), 장례비(약 827만원), 장애일시보상금(등급에 따라 사망일시보상금 지급), 진료비(연간 본인부담상한액 미만 지급) 등으로 구성된다. 이달부터는 비급여도 보상이 적용된다.

 

박 변호사는 “비급여 중에는 중요한 치료도 있다. 실손의료보험 가입이유도 비급여 때문인 경우가 많다”면서 “의약품부작용 피해구제제도의 입법 취지를 고려할 때 비급여까지 확대하는 것은 긍정적”이라고 판단했다. 단 “비급여는 필요성의 경중과 상관없이 포함된 부분이 있어 보상유무 판단이 중요하다. 기준이 확실한 급여와 다르다”고 했다.

 

차등지급 이슈에 대해서도 다뤘다. 건강한 30대 환자가 피해를 입은 경우와 고령 환자가 피해를 입은 경우, 동일보상하는 것이 타당한지에 대한 논의다. 환자의 기저질환 등을 고려한 차등보상제도의 도입 필요성이 제기된다.

 

박성민 변호사는 “차등지급을 논의할 때 피해구제 급여가 무엇에 대한 보상인지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면서 “차등지급 적용시 그 근거나 비율 설정에 대한 기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사망한 경우 ▲생명 자체의 손해와 ▲사망하지 않았을 경우 경제활동을 하면서 얻는 소득을 상실하는 손해 ▲정신적 손해 등에 대한 보상은 그 법적 경제적 성격이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한편 최문진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 과장은 이날 ‘의약품 부작용 피해구제’ 제도의 국내 현황과 국외제도를 비교했다.

 

의약품 부작용 피해구제 제도의 국내 전체 지급률은 78.9% 정도다.  지난 4년(2014.12.19~2018.12.31)간 심의가 완료된 297건 중 220건이 지급됐다. 최문진 과장은 “제도도입 후 지난해까지 4년간 총 350건이 접수됐으며, 진료비(193건·55.1%)와 사망(76건 ·21.7%)건 순으로 피해구제 보상이 이뤄졌다”면서 “성별로는 여성이 59.5%을 차지했으며, 연령대로는 60대(56명)가 가장 많이 접수했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질환별로는 피부 및 피하조직 질환인 중증피부이상반응(DRESS)이 가장 많은 65.6%를 차지했다.

 

우리에 비해 외국의 피해구제 제도는 어떨까. 최문진 과장은 특히 “일본과 대만은 우리나라와 보상재원, 운영방식 등 여러 사안이 유사하다”면서 “우리나라처럼 사망, 장애, 중증질병에 대해 무과실로 보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의료비 중 정부·의무가입보험재원 비중은 일본이 한국(56.6%)과 대만(59.5%)보다 앞선 84.6% 비율을 보였다. 급여보장율도 일본은 입원·외래·의약품·치과치료 부문 모두 70% 이상을 차지하며 한국보다 앞섰다. 


ksy1236@healthi.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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