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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대표의학회(22)한국중독정신의학회] 이상규 이사장 “예방·재활·치료·연구 종합 접근하려면 콘트롤 타워 필요”

김세영 기자ksy1236@healthi.kr 입력 : 2019-06-21 10:47  | 수정 : 2019-06-21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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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중독정신학회 이상규 이사장을 한림대춘천성심병원에서 만났다.
사진=헬스앤라이프

 

[헬스앤라이프 김세영 기자] 신종마약이 극성을 부리고 이른바 재벌 2~3세 부유층과 연예인 등이 마약스캔들로 뉴스시간을 한동안 점유했다. 게다가 최근 WHO가 게임중독을 질병으로 분류하면서 의료계와 업계, 부처간에도 상호 불편한 기색을 내비치고 있다. 그러면서 한층 중독정신의학에 대한 관심과 역할에 대한 기대감은 높아진다. 헬스앤라이프가 한국중독정신의학회 이상규 이사장을 만났다. 최근엔 중독 진단·치료 솔루션 개발에도 나서도 있다. 

 

 

Q   학회 설립배경과 운영 목적을 간단히 설명하면?

 

“중독으로 인해 많은 이들이 고통받고 있다. 알코올, 마약, 도박, 게임 말고도 다른 우울증이나 정신과적 문제에 중독이 많은 영향을 미친다. 이토록 의료적으로 매우 큰 비중을 차지함에도 관련한 전문학회가 오랫동안 설립되지 못했다. 한국중독정신의학회는 올해 23년째로 다른 학회에 비해 역사가 짧지만, 미래에는 더 많은 중독문제를 겪게 될 것을 감안해 이를 해결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정신의학, 정신간호학, 심리학, 사회복지학 등 다학제적으로 접근이 가능한 학회로 좀 더 다차원적인 연구를 하고 있다. 연구뿐 아니라 정책대안 마련, 국민의 정신건강을 위한 홍보 및 예방 분야까지 포함한다. 각 분야를 합해 평생 회원만 250명이 넘고 학회를 열 때마다 400명 이상 참석한다.”

 

 

Q   학회는 사회적으로 어떤 기여를 하고자 하나?

 

“중독의 문제는 작게는 습관의 문제부터 크게는 심각한 사용 장애까지 우리 삶 전체를 아우른다. 우리 학회는 질환 문제를 치료하고 예방 및 회복시키거나 연구하는 일도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더 건강한 삶을 사는 습관을 만들고,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초점을 둔다. 중독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국가적 문제다. 단순히 의료적 접근을 넘어 가족과 사회의 안전망을 확보하려는 데 목적이 있다.”

 

 

 

Q   최근 게임중독이 질병이냐 아니냐가 이슈였다.

 

“게임중독은 대중이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말이다. 정확한 개념은 ‘게임이용장애’(Gaming Disorder)다. ‘게임은 곧 질환’이라는 말이 아니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게임을 하는데 병적으로 문제가 있는 사람들이 있다. 알코올중독도 정확히 알코올사용장애(alcohol use disorder)다. 소주 3병을 마신다고 중독이 아니다. 한국 성인남성의 70~80%가 술을 마시지만 모두 알코올 사용장애는 아닌 것과 같다. 그 중 사용장애는 3~4% 정도다. 게임 사용에 문제가 있는 사람은 분명히 있다. 이는 모두 인정한다.
‘병도 아닌 것을 왜 병으로 만드느냐’ 하는데 문제가 있는 사람을 치료하려면 그것을 의료화가 필요한 상황으로 인정해야 도울 수 있다. 이것이 가능해야 예방법과 재활시스템의 틀도 마련할 수 있다. 개선해야 한다는 것은 모두 공감하지만 ‘게임중독=질병’ 프레임으로만 몰고 가는 것이 아쉽다.

 

질병 여부를 가늠하는 가이드라인도 있다. 게임 좀 한다고 병원오는 사람은 없다. 적어도 사용 기간이 1년 이상 지속되거나 게임을 하면서 문제가 있는데도 줄이지 않고, 학교도 가지 않고, 가족과 갈등이 생기거나 밥도 안 먹는 경우도 있다. 이는 전문적 치료로 도와줘야 한다. 범죄와 연결되는 몇몇 극단적인 경우에는 다른 심리적 요인에 기반하는 경우가 있다. 모든 중독이나 정신과 질환은 딱 한 문제만 일으키는 경우는 거의 없다. 다른 질병에도 영향을 미쳐 발산 또는 악화시킨다. 알코올중독 역시 우울증, ADHD, 불안, 수면장애 등을 동반한다. 종합되거나 연결된다. 최근 빅데이터를 연구 중인데 술 키워드가 자살, 치매 등과 연결되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술에 관한 습관만 잘 해결한다면 다른 문제들도 훨씬 줄어들 것이다.”
 

 

이상규 이사장은 "중독문제만큼은 근본적이고 장기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그래서 전체 방향을 잡아줄 콘트롤타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사진=헬스앤라이프

 

Q   우리나라는 특히 게임산업과 연결돼 정부 부처간 의견도 엇갈린다.

 

“반대하는 쪽에선 게임산업과 연관된 측면이 있다. 하지만 중독을 치료한다고 해서 산업을 망가뜨리려는 게 아니다. 오히려 산업을 키우려면 중독문제를 잘 해결해야 한다. 게임 중독에 관한 연구는 2000년 초반 스타크래프트 등 각종 게임들이 쏟아졌을 때 시작됐다. 오래된 분야는 아니지만 최근 연구가 활발하다. WHO가 질병으로 결정한다고 해도 구속력이 없다. ICD는 진단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정해주는 것이다. ICD가 나온다고 해서 우리나라가 바로 받아들이는 것도 아니다. WHO가 질병 여부를 결정하는 이유는 공중보건학적 입장에서 게임중독이 질병으로 문제될 시 해결을 위해 나라별로 접근하고 많은 연구가 필요하므로 용어의 통일 등 전반적인 프레임을 만들기 위한 것이다. 지역사회에서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은 사실 지금도 많다. 이를 좀 더 효과적이고 체계적으로 하려면 WHO 규제가 필요하다.”

 

 

Q   질병으로 분류하면 과잉규제, 과잉의료로 이어진다는 의견도 있는데.

 

“인식의 문제다. 알코올사용장애가 사회문제시 된 것은 오래된 일이지만 정식으로 치료가 필요하다고 인식하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렸다. 그전에는 개인이 얼마나 조절하느냐의 문제로 여겨 질병이라는 인식이 없었다. 지금은 많이 바뀌었지 않나? 이와 같다. 과학적 근거가 부족해 과잉이라는 의견이 있는데 연구 또한 부족하지 않다. 법처럼 질병에 대한 모든 것이 나와야 치료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원인을 모르는 질병은 무수히 많다. 모르지만 치료해야 한다. 과학적으로 100% 규명해 진단 내리고 치료하는 병은 세상에 없다. 일련의 과정들이 필요하다. 일관된 의견은 ‘나라마다 유병률은 다르나 문제가 분명히 있다’는 것이다. 이들에 대해선 내과적인 신체적 문제부터 심리적인 문제까지 접근할 필요가 있다.”

 

 

 

Q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사업은?

 

“올해 일반인 또는 수련 학생들을 위한 중독의학 교과서 제2판이 발간될 예정이다. 우리나라는 알코올사용장애 문제가 가장 심각한데 이에 대한 치료환경이 정말 열악하다. 우리나라에 좀 더 적합한 알코올 치료사업을 하기 위한 연구작업도 하고 있다. 도박, 게임, 성 등 행위중독에 대해서도 국제적 교류를 넓히고 발생률을 줄이기 위한 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Q   중독문제 해결을 위해 정책적으로 필요한 게 있나?

 

“다학제적 접근이 필요한 이유는 중독문제만큼 여러 요인들이 작용해 사회에 영향을 끼치는 것도 없기 때문이다. 정책면에서도 여러 부처 간 네트워크가 잘 돼야 한다. 예를 들면 게임이용장애만 하더라도 보건복지부, 여성가족부, 문화체육관광부, 교육부가 따로 다루고 있다. 이렇게 되면 문제 해결이 어렵다. 중독문제만큼은 근본적이고 장기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그래서 전체 방향을 잡아줄 콘트롤타워가 필요하다. 콘트롤타워가 예방, 재활, 치료, 연구가 종합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큰 그림을 그리고 그 아래 구조들이 서로 긴밀히 연결돼야 한다.”

 

 

Q 임기 동안 해결해야 할 사안이 있다면?

 

“우리나라는 술에 관대하지만 뒤따르는 문제를 잘 해결하지 못한다. 외국의 경우 지역센터에서 먼저 치료받는다. 하지만 우리는 큰 사건이 발생하고 나서야 억지로 치료받는다. 이는 모두 초기에 잡지 못해 벌어진 일이다. 시스템을 발전시켜야 한다. 복지부 내 중독관리과 신설도 필요하다고 본다. 올 하반기 추계학술대회, 내년 상반기 춘계학술대회가 있는데 지금까지 진행해온 정책문제들이 논의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지금껏 30대 젊은 연구자들을 학회로 끌어들이는 데 신경을 썼는데 앞으로 더욱 노력할 계획이다.”

 

ksy1236@healthi.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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