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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약처톡톡] 신종 마약류 급증… 美·日·英 등 주요국 규제 살펴보니

윤혜진 기자 입력 : 2019-07-11 13:51  | 수정 : 2019-07-11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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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123RF

 

[헬스앤라이프 윤혜진 기자] 마약류 안전관리를 위한 대책 마련에 보건당국이 부심하고 있다. 지난 1월 발생한 버닝썬 마약사건 이 종결되기도 전에 최근 대형 연예기획사 소속 연예인들의 마약 혐의가 구설수에 오르면서 우리나라 마약류 관리의 허점이 드러나고 있다는 지적이 쏟아져 나온다. ‘마약청정국’이라 불릴 만큼 마약으로부터 안전한 국가였지만 이젠 ‘마약진흥국’이라는 오명까지 얻었다. 전문가들은 마약류의 선제적 차단 필요성을 강조하며 효과적인 마약류 규제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최근 신종 마약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마약류 문제가 국내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국제 공조를 통해 근절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미국, 영국 등 선진국과 일본, 중국 등 주변국은 어떻게 마약류 규제 법령 체계를 마련하고 있을까. 들여다봤다.

 

 

우리나라는 ‘마약류관리법’에 근거해 마약류를 규제하고 있다. 마약류는 마약, 향정신성의약품, 대마로 규정한다. 마약류가 아닌 물질·약물·제제·제품 중 오용 또는 남용으로 인한 보건상의 위해가 우려돼 긴급히 마약류에 준해 취급·관리할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물질에 해당하는 신종 마약류는 ‘임시 마약류’로 지정할 수 있다.

 

임시 마약류로 신규 지정한 물질은 지정 예고일부터 마약류와 동일하게 취급, 관리돼 소지, 소유, 사용, 관리, 수출입, 제조, 매매, 매매의 알선 및 수수 행위 등이 전면 금지되며 압류될 수 있다. 임시 마약류로 공고된 이후부터 1군 임시 마약류를 수출·입, 제조, 매매, 매매알선, 수수하는 경우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형에 처해진다.

 

임시 마약류 지정 기한은 3년이다. 문제는 3년이라는 제한된 지정기한으로 인해 실질적으로 단속과 처벌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점이다. 때문에 임시 마약류로 지정된 신종 마약류라도 그 지정기한 내 마약류에 준하는 중추신경계 작용 및 의존성 발생 등의 여부, 안전성 결여에 관련한 과학적 근거 자료를 마련해 마약류로 지정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지난 6월 식약처 식품의약품안전평가원은 마약류 안전관리를 위해 신종 마약류 표준물질 21종을 추가로 확립했다. 유사체 제도도 두고 있다. 특정 마약류의 기본 화학 구조를 지정하고 작용기의 위치와 범위를 구체적으로 정함으로써 이에 해당하는 물질을 규제 대상에 포함시키는 것이다.

 

미국은 ‘통제관리법’에 따라 마약류를 관리하고 있다. 마약류 중에 가장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평가되는 것은 코카인, 메스암페타민, 마리화나, 헤로인 엑스터시 등이다. 이 같은 통제물질을 남용 우려, 정신적·신체적 의존성 정도에 따라 1급(Schedule l)부터 5급(Schedule V)으로 분류한다. 통제물질 지정요건은 남용 가능성, 약리학적 효과, 기타 과학정보, 남용 실태, 남용 정도·기간·의의, 공중보건상 위해, 정신적 의존성, 현 통제물질의 직전 전구체 여부를 검토한다. 통제물질의 지정 절차는 미국 보건복지부(HHS)의 과학적 검토를 거친 후 법무부에서 지정 절차를 밟는 시스템을 두고 있다.

 

신종 마약류에 대해선 임시지정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공중보건에 대한 위해 우려가 있어 긴급히 규제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되는 물질을 1급에 임시적으로 지정하는 것이다. 지정 기한은 1년이다. 임시 지정된 물질의 경우 범죄 발생시 기소만 할 수 있다. 처벌은 재판을 통해 해당 물질이 마약류에 준하는 유해성이 증명될 경우 가능하다는 점이 우리나라 임시마약류 제도와 차이가 있다.

 

미국도 우리나라와 같이 유사체 제도를 두고 있다. 1급과 화학구조가 매우 유사한 물질을 유사체로 정의하는 것이다. 다만 유사체 역시 임시 마약류와 마찬가지로 즉시 처벌은 어렵고 재판을 통해서 마약류에 해당하는 근거가 충족되는 경우만 처벌이 가능하다.

 

영국은 ‘약물 오용법’으로 마약류를 통제약물로 지정·관리하고 있다. 통제약물은 Calss A, B, C 3개 분류군으로 나눈다. Calss A가 가장 위험한 물질군이며, B, C순으로 위험 정도가 낮은 물질군이다. 통제약물 지정은 ‘약물 남용 자문위원회’에서 남용 현황과 가능성에 대한 과학적 검토를 하고, 의회가 자문위원회의 권고사항을 참조해 지정 절차를 진행하는 시스템이다.

 

신종마약류 역시 약물 오용법에 따라 관리된다. 마약류가 아니지만 마약류에 준해 관리할 필요가 있는 경우 해당 물질을 임시마약류로 지정하는 명령을 내릴 수 있다. 임시 마약류 지정기한은 지정된 연도의 마지막 날까지이며, 정식 마약류로 지정되면 임시마약류 목록에서 삭제된다.

 

영국도 우리와 같이 유사체 제도를 운영한다. 다만 일부 통제약물과 기본 골격이 유사한 화학구조를 가지는 물질을 모두 통제약물로 규정한다. 특히 17종의 기본 화학구조에 대해 유사체 제도를 적용하고 있는데, 각 기본 구조마다 변형 가능한 작용기의 종류와 범위를 명시하고 있다는 점은 우리와 유사하다.

 

독일은 ‘마약법’에 따라 마약류 유통 허용 여부, 처방여부 등을 기준으로 마약류를 Anlage(부록) I,II, III으로 나눈다. I은 거래금지 마약류로 대마, 헤로인, 엑스테시 약물 등이 포함된다. II는 거래가 가능하지만 처방이 금지된 마약류다. III은 거래와 처방이 허용되는 마약류로 아편, 몰핀, 메타돈 등이 해당된다.

 

독일의 경우 특이한 점은 마약류 관련 처벌이 마약류 유형이 아닌 행위상황에 따라 법정형을 규정한다는 것이다. 행위상황은 크게 3가지 범주로 나뉘는데, 첫째는 단순히 소지하거나 판매한 경우로 5년 이상의 자유형 또는 벌금에 처한다. 둘째는 적지 않은 양의 약물을 반입하거나 영업적·조직적 판매행위를 했을 때로, 1년 이상 15년 이하의 자유형에 처한다. 마지막으로 불법 마약류를 거래·밀매, 재배, 생산한 중범죄를 저질렀을 경우로, 2년 이상 15년 이하의 자유형을 규정하고 있다.
 
 
독일은 신종 마약류를 규제하기 위해 2016년부터 별도 규정을 제정했다. 해당 규정에 근거해 신종 마약물질로 인한 위급사항이 발생했거나 악용될 수 있고 보건상 직간접적인 위해가 우려되는 경우엔 연방상원의 동의 없이 임시 마약류로 지정할 수 있다. 임시마약류의 지정기한은 1년이다.
 
 
지리적으로 가까운 일본은 ‘마약 및 항정신약 관리조례’, ‘대마취체(관리)법’, ‘아편법’, ‘각성제취체(관리)법’ 등 4개의 법으로 마약류를 관리하고 있다. ‘마약 및 항정신약 관리조례’에서 마약과 항정신성 물질을 규제·관리하고, 그 외 마약류는 같은 조례의 하위에 ‘마약, 마약원료식물, 항정신약원료를 지정하는 정령’으로 지정·관리하고 있다.
 
 
신종 마약류는 약사법에 지정약물 제도를 두어 규제·관리한다. 지정약물의 지정요건은 중추신경계의 흥분, 억제 또는 환각 작용을 가질 가능성이 높은 경우, 사람의 인체에 사용했을 때 보건 상의 위해가 발생할 수 있는 경우이다. 이 같은 요건을 충족하는 물질이 있을 땐 후생노동대신이 ‘약사·식품위생심의회’의 의견을 참조해 지정약물로 지정한다.
 
 
일본 역시 미국, 영국과 마찬가지로 지정 약물 제도가 있다. 지정 약물에 합성대마 계열과 합성 캐치논 계열에 대해 유사체를 적용하고 있으며 우리나라와 영국처럼 변형 가능한 작용기의 종류와 범위를 명시하고 있다.
 
 

중국은 ‘마약 및 향정신약 관리조례’와 ‘비약용 마약 및 향정신약 관리법’으로 마약류를 지정 관리한다. 중국의 마약류는 제1형 향정신약과, 제2형 향정신약으로 나뉜다. 출시 혹은 판매됐지만 규제 대상이 아닌 약품 중 남용되고 있고 심각한 사회 위험을 일으켰거나 일으킬 가능성이 있는 경우 즉시 마약류로 지정할 수 있다. 마약류의 지정요건은 중독성 또는 중독 잠재력이 있는 경우, 건강에 대한 위해성이 있는 경우, 불법 제조, 판매·운반 또는 밀수활동이 가능한 경우, 남용 또는 확산될 우려가 있는 경우, 국내외 위험 또는 기타 사회적인 위험을 일으키는 경우다. 마약류 지정절차는 식품의약품 감독관리부서, 의약, 약학 등 분야의 전문가로 구성된 전문가위원회가 앞서 언급한 지정 요건을 평가하고 그 결과 해당 물질의 규제 여부를 당국에 권고한다.

 
 
 
“마약류 규제, 국제적 현실 감안해 구체화해야”
 
 
마약류 규제는 크게 마약류 사범에 대한 엄벌 위주의 소위 처벌강화 정책과 치료 위주의 정책으로 구분할 수 있다. 미국의 경우와 우리나라가 처벌을 강화해 제한적으로 치료적 수단을 동원하는 국가로 구분된다. 반면 독일이나 유럽연합의 기조는 마약 문제를 기본적으로 개인의 결단에 위임하는 경향을 나타내고 있다. 처벌 위주 보단 치료 위주의 정책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떤 기조가 더 나은 것인가. 두 가지 기조에서 어떤 것이 우월하다고 단정지을 순 없다고 각국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다만 국제협약이나 국제마약정책의 흐름은 치료가 보다 강화되는 공급자 처벌 위주의 통제정책 쪽으로 가고 있다. 따라서 현재 우리나라에서 취하고 있는 새로운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과 마약관련 정책은 국제적인 기준과 우리나라의 현실을 감안해 구체화시키는 것이 필요하단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yhj@healthi.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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